[홍대] 감칠맛 끝판왕 숙성회, 와우끝집
숙성 모둠회
산울림 소극장 바로 옆, 경의선이 지나가는 다리(와우교) 아래에 숨겨진 숙성회 맛집이 있다. 홍대에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라서 자주 다리를 건너 다녔는데, 아래에 식당이 있다는 사실조차 오늘 처음 알았다.
횟집의 이름은 끝집, 다리 끝, 도로 끝, 건물 끝. 구석이라는 구석은 전부 차지하고 있어서 상호가 무척 잘 어울리는 조막만 한 가게였다.
※현재는 산울림 소극장 바로 맞은편 건물(마포구 와우산로 156) 2층으로 확장 이전함. 22년 9월 2일 오픈 예정※
메뉴판이 무척이나 독특하다. A4 용지 반절에 직접 쓴 글씨로 작성한 메뉴판이다. 심지어 날짜가 적혀있어서 시가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메뉴는 모둠 숙성회 단 하나뿐이다.
22년 6월 13일, 3인 중짜리 숙성 모둠회의 가격은 82,000원이었다.
기름지고 맛있는 회들이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다. 흰 살 생선인 광어, 농어와 붉은색을 띠는 숭어, 잿방어, 참돔까지 다양한 생선들이 두껍고 큼직하게 썰어져 있다.
활어회와 숙성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감칠맛이 아닐까 싶다. 신선한 회는 쫄깃한 식감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면, 숙성회는 부드럽고 숙성된 감칠맛이 아주 뛰어나다. 하지만 끝집의 숙성회는 두껍게 썰어서 식감까지 챙겨서 정말 완벽하다.
고추냉이 조금과 무순과 함께 먹는 두꺼운 흰 살 숙성회!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회가 농어인지 광어인지 까먹었다. 쫄깃쫄깃한데 맛까지 미쳤다.
아마도 참돔회, 붉은색 비늘이 인상적인 얇은 회다. 이번에는 무순을 잔뜩 집어서 아삭한 식감까지 더했다. 회를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신선한 야채와 함께 즐기면 더욱 맛있다.
회 한 점에 소주 한 잔, 냅다 위장에 술을 들이붓다 보니 위장을 달래줄 국물 요리가 필요했다. 끝집의 유일무이한 국물 안주, 김치라면이다. 가격이 7,000원이라서 조금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붉디붉은 국물 색깔을 보면 납득이 간다.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라면 국물이 아주 끝내준다.
처음에는 접시에 나오는 회치고 꽤나 비싼 가격에 살짝 놀랐다. 하지만 양도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회의 맛이 아주 좋아서 즐거운 술자리였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어졌다.
와우끝집
070-8959-5428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