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콩비지 진국으로 만든 진짜 맛집, 영동감자탕
진국
영동감자탕은 마포구 서교동 아만티 호텔 뒤편에 있다. 나는 이 거리를 엄청 자주 지나다녔는데, 이 감자탕집의 존재를 오늘에서야 알았다. 우리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손님이 가득 찼기에 앞에서 20분 정도 기다려서 입장할 수 있었다. 금발의 외국인 여럿이 아주 맛있게 감자탕을 먹는 모습이 꽤 놀라웠다.
오전 11시 ~ 오후 10시까지
오후 3시 반 ~ 오후 5시 브레이크
일요일 휴무
메뉴는 오직 감자탕 뿐, 뚝배기 감자탕은 뼈해장국을 말하는 것이다. 가격은 다른 감자탕집과 비교해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오히려 서교동 특성상 살짝 저렴한 느낌까지 든다. 특이하게 음식의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우리는 순한 맛 중자 하나와 약간 매운맛 대자를 하나씩 주문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원산지 표기에 '콩'이 있다. 콩이 어디에 쓰인다는 것일까?
첫인상은 커다란 철제 냄비에 매콤한 콩비지찌개가 가득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겉모습 측면에서만 보면 고개가 갸웃할 정도의 비주얼이었다. 감자탕이면 당연히 있어야 할 등뼈는 보이지 않는데 콩가루, 콩나물, 우거지만 보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중 짜리 감자탕인데도 양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들깻가루? 이제 감자탕에 넣으면 안 되는 물질이다. 나는 이제부터 콩가루가 들어간 감자탕이야말로 진정한 감자탕이라고 자신 있게 외칠 것이다. 얼큰하고 육수가 콩비지와 만나니까 고소함과 진한 맛이 극대화되면서, 감칠맛이 넘치고 엄청나게 맛있다. 이 맛을 모르고 살았다니 죄악이다.
매운맛의 정도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점도 무척 재밌다. 순한 맛은 진하고 담백한 콩국을 먹는 느낌이라면, 약간 매운맛은 꽤나 매콤해서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보면 된다. 3단계 매운맛은 얼얼할 정도, 4단계는 무서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등뼈 개수는 중 자 감자탕에 6개 정도 들어가는 것 같다. 3명이서 먹기에는 양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국물이 진국이라서 그런지 거기서 목욕을 한 등뼈 살도 정말 맛있다. 기본적으로 고기에서 잡내도 안 나고, 쫄깃쫄깃 탄력이 넘쳐서 아주 좋다.
감자탕에 소주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많았다. 과연 진하고 고소한 국물과 볶.음.밥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평소에도 탕이나 찌개를 먹고 난 뒤에 먹는 볶음밥을 엄청 좋아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궁금했다. 강제로 위장의 빈 공간을 만들어내서라도 먹어야 한다!
아쉽다. 너무나도 아쉽다. 후회가 동반될 정도로 아쉬웠다. 감자탕을 조금 덜 먹고선 배가 덜 불렀다면, 이렇게 완벽하게 맛있는 음식을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고소한 육수와 고소한 참기름이 함께 볶아지니 정말 환상적인 감칠맛을 낸다.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알이 톡톡 터지면서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10년 넘게 근처에 살면서 이런 맛집을 몰라보다니, 정말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자주 맛을 즐길 생각이다. 서교동 맛집 영동감자탕 추천한다.
영동감자탕
02-3141-8885
서울 마포구 서교동 448-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