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무안군] 한우와 한돈 같이 즐기기, 삼호식육식당
고기는 옳다
영암군 삼호읍에 있던 삼호식육식당이 남악시장에도 분점을 냈다. 얼마나 고기가 맛있고 장사가 잘 되면 식육식당이 분점을 낼 정도일까? 친구에게 한 턱 낼 일이 있어서 고민하던 중, 소고기로 기름칠도 할 겸 삼호식육식당에 방문했다.
삼호식육식당은 한우 암소 전문점이다. 다양한 한우 특수부위와 생고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한돈 돼지고기 역시 같이 판매 중이다. 우리는 오랜 고민과 토론 끝에 소고기를 먹고 나서 돼지고기를 먹기로 했다. 메뉴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그냥 둘 다 먹으면 된다. 한우 모둠구이 한 판(400g)을 먼저 주문했다.
매장에 손님이 꽤 있었음에도 상차림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김치, 탕, 나물이나 쌈야채 등 기본 안주로 먹음직한 반찬이 많이 나왔다. 떡볶이는 뭐지? 의외로 맛있다. 주문한 고기도 빠른 시간에 나왔다.
소고깃국이 무척 얼큰하고 맛있었다. 따로 식사메뉴로 있어서 나중에 먹어보고 싶다. 또한 야채 반찬이 정말 많다. 고기만큼이나 야채를 좋아하는 필자는 다양한 나물반찬이 다양하게 제공돼서 참 좋았다.
한우 모둠구이에는 낙엽살, 갈빗살, 등심, 꽃살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색깔이 선명한 것이 정말 신선해 보인다. 솔직히 말해서 고기만 보고선 어떤 부위인지 모르겠다. 소고기를 맛있게 먹을 줄만 알지, 공부와 지식이 얕다.
고기를 구울 때는 숯불이 최고라고 말하곤 하지만, 가스불은 일정한 화력 덕분에 굽기에 편하다고 생각한다.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들이 달궈진 철판 위에서 순식간에 익어간다. 왠지 모르겠지만, 소고기는 익는 모습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이유 아는 사람?
'소고기가 입 안에서 녹는다.' 라는 표현은 아주 진부한 표현이지만 아주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단백질은 입 안의 아밀라아제에 의해서 녹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생물학적인 딴지를 걸어보아도, 나의 혓바닥은 저 표현에 공감을 해버리고 말았다.
적당히 익은 소고기를 입 안에 넣고선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부드러운 식감과 폭발적인 육즙 덕분에 정말 녹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맛있다.
소고기도 맛있지만 돼지고기는 훨씬 맛있다. 위장에 잔뜩 낀 소기름을 돼지고기로 씻어줄 예정이다. 목살 2인분과 삼겹살 2인분을 추가 주문했다.
철판을 갈고, 기름이 적은 목살 먼저 올린다. 새빨갛던 소고기에 비해 색이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는 돼지고기 역시 엄청 신선하고 맛있어 보인다.
목살을 전부 굽고, 바로 삼겹살을 구워준다. 기름기가 많아서 삼겹살을 먼저 굽게 되면, 목살이 삼겹살 기름에 튀겨지게 될 것이다. 소고기는 시간을 초 단위로 신경 써야 되지만, 돼지고기는 느긋하고 노릇하게 구워주면 된다.
역시 돼지고기는 쌈이 최고로 맛있다. 상추에 마늘, 파, 김치, 쌈장 넣고 큼직한 삼겹살 or 목살을 넣는다. 그러면 외국인도 반했다는 복합적인 맛의 최고봉 고기쌈 완성이다. 우적우적 소리가 아주 경쾌하다.
소고기 때는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목살 한 점 집어먹으니까 냉면이 엄청 먹고 싶어졌다. 뜨거운 삼겹살과 시원한 냉면이 만나면 도대체 왜 맛있는 것일까? 어떻게 이런 조합을 생각해 낸 것인지 의문이다. 아마도 냉면과 돼지고기의 맛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돼지고기도 소고기도 따져보면 저렴한 식육식당은 아니다. 하지만 고급지고 품질이 확실한 고기만 사용하니까 맛이 아주 뛰어나다. 고기는 많이 먹어도 맛있지만, 맛있는 것을 많이 먹는 것이 더 좋다. 남악 고깃집 삼호식육식당, 추천한다.
가격에 비해 양이 살짝 아쉬워서 2차도 간 것은 안 비밀.
삼호 식육식당 남악점
061-287-5475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1721